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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을 지키는 영광군민들의 삶 이야기 "모종 아가씨~ 이거 빨간양파여?"

기사입력 2018.11.02 14:11 | 조회수 2,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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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 모종파는 아가씨 로 더 알려진 41살의 조윤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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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종 아가씨~ 이거 빨간양파여?"

    "네. 아버지. 이거 적양 파에요. 여기 보시면 색깔 보이시죠? 작년에 아버지 심으셨던 그 양파에요. 장날이라 나오 셨어요?"

    길에서 모종파는 아가씨로 더 알려진 41살의 조윤경님.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끔 집에와 모종을 손수 길러 판매하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다 몸이 편찮아지신 어머님을 대신해 시장에 나와 모종을 팔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농업기술 센터에 가서 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그 교육들을 들으며 농사의 매력에 빠졌다. 교육생들 중에서도 난 유일한 아가씨 귀농인 처음 어머니를 대신해 이 일에 나섰을때는 길에서 어찌 밥을 먹을지 어찌 물을 마셔야 할지 막막해 밥을 먹지않고 종일 일도 해봤다. 허나 굶주림에 장사없다고 배가 고팠다. 그러니 자연스레 길에 앉아 밥을 먹고 목이 마르니 물도 마셨다.

    지금은 어떠냐고 물으면 아침마다 내가 손수 싸온 도시 락을 길거리 일터에서 먹는 밥이 꿀맛같다.

    그렇게 난 길에서 모종을 파는 모종아가씨가 되었다.

    모종이 뭔지도 모르고 무턱 대고 많이만 팔면 되는건줄 알았는데 모종아가씨 7년차인 지금은 파는만큼 알려도 드린다. 어찌심어야 하는지, 어찌 관리 하셔야 하는지...

    농사를 오랫동안 지으신 분들은 그 분들만의 노하우에 고집이 붙어있다. 그래서 농업대학에서 이론으로 교육을 받아온 나의 말에 반기를 드는 어르신들도 많다. 그 분들과 내말이 맞네 틀리네를 하다보면 그 이야기 속에 서도 서로 배울점이 있다는걸 알아간다.

    거칠어진 내 손을 보며 날안타까워 보시는 분들도 있다. 허나 실은 목욕탕 한번 갔다오고 로션 한번 쏵~바 르면 내손도 어느 아가씨 못지않은 예쁜 손이 된다. 그러기에 모종을 건네는 내 손이 거칠어보여도 난 창피하지 않다. 봄에는 고추모종을, 여름엔 배추를 이맘 때쯤엔 양파를 파는데 이 모종 들을 사가시면 1년뒤 재미난 일이 생긴다.

    어떤 분들은 억정을 내시며 "작년에 모종을 안좋은걸 줘서 농사 다 망쳤잖아!" 하시는 분도 오시고 , 음료수나 빵을 사오시면서 "역시 젊은 사람이라 속이질 않더구만. 작년에 사간 모종 얼매나 실한지 농사 잘 해먹었네. 모종 아가씨 덕에 돈 벌었네 " 하시는 분도 계신다. 난 분명 같은 장소에서 키운 모종을 같은 곳에서 팔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농사는 몇해를 해왔 노라고 큰소리 칠 직업이 아니다. 그 해 농부의 정성과 날씨의 의해서도 많이 좌지 우지 된다.

    아직은 모종을 키우는것에 대해선 아버지의 보조일만 하고 판매쪽을 담당하고 있지만 난 계속 해서 공부를 해서 나만의 모종을 키우고 나만의 모종을 팔것이다.

    정년퇴직이 13년 남았으니그 후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남자친구의 응원에도, 남들은 쉽게 가지 않는 길을 간다고 힘내라 말해주는 친구 들도, 2남3녀의 장녀로 든든 하다는 가족들의 말속에서난 성공 농부 조윤경을 꿈꾼다.

    추운데 거리에서 모종을 파는 나를 보고 후회하지 않냐고 묻는다. 난 이 일을 더 빨리 시작못한 후회만이 있다. 이 곳에서 모종을 팔고 있음 사로 오시는 분들 99명은 어르신이다. 그리고 1명 정도가 내 또래들.

    그럼 그 분들도 나도 서로 반가워 서로에게 응원의 말들을 잊지않는다. 더 많은 젊은 이들이 이 시장에 많이 보였음 좋겠다.

    정말 알면 알수록 매력이 있는데 이 매력을 많은 젊은이가 알아 청년농부가 많았음 좋겠다. 60대청년 말고 진정한 청년 농부.

    난 지금 종자기능사를 따기 위해 공부중이다. 정말 끝이 없는 공부이다. 너무 어렵다. 누가 농사를 쉽다고 말했는지 정말 한평생 농부로 살아오신분들이 존경스럽다.

    "어머니 판대기로 드려요~ 단으로 드려요?" 모종 아가씨는 오늘도 거리 에서 모종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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