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속 취재하고 있는 광주 군공항의 전남 이전이 큰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김영록 도지사가 지난 27일 남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특별법 통과와 더불어 중앙정부와 광주시가 종합적인 선물꾸러미를 내어 놓는다면 무안으로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이전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무안군 의원들이 28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며 시위를 벌이며 군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한 분명한 의사를 밝히며 군민들과 가열찬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와 무안 의원들의 대립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연이은 29일 함평군사회단체 군공항유치위원회와 광주시 국방부가 함평국민체육센터에서 ‘광주 군공항 함평군 이전 주민설명회’를 다시 열었다. 내용은 더 뜨거워졌다. 군공항 이전을 놓고 광주시와의 편입과 족히 4~5조는 넘을 것 같은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유치사업을 요구했다. 또한 지난 기사에 언급이 되어 있는 불갑사 아래 산악지역과 나산지역의 두 장소를 압축하여 유력후보지로 발표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정리해서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김영록 도지사 – “특별법 통과를 통해 무안군에 이전할 때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유익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많은 선물꾸러미를 공식화 한다면 무안군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
2. 무안군 반대파 - “무안은 군공항을 받을 생각이 없다. 김영록 도지사가 우리와 아무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사과하고 의견을 철회하라”
3. 함평군 유치위 - “특별법이 통과되면 지갑이 풍성해진다. 심하게 반대하는 무안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광주와 가까운 함평에 유치할테니 ①광주에 편입해달라 ②다양한 사업을 전폭적으로지원해 달라 ③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함께 유치하겠다 ‘1+1’으로 진행하자
영광군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위험요소가 제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취재결과 영광군은 그 동안 군공항 함평 이전에 대한 대비책을 여러 가지로 강구했던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강종만 군수가 군공항을 유치할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고 와전이 된 사항도 있던데 ①무안으로 군공항이 이전되기를 바란다 ②함평으로 이전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라 ③함평 이전으로 인한 영광군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지난번 모 명함사건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문제도 사실은 그러한 다양한 의견수렴의 한 과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금도 영광군청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정보제공들과 찬성과 반대의 여러 여론들이 수시로 접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되었다.
김 지사와 무안 그리고 함평의 좌충우돌 군공항 유치문제는 이제 본격적인 경쟁의 양상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로 인한 영광군의 지정학적 문제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29일 함평 설명회에서는 예상대로 불갑사 아래 산악지역이 유력한 후보지로 제시되었고, 그로 인한 영광군이 막심한 피해가 예상되는 것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현행법상 유치신청서가 정식으로 접수가 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국방부에서 정확한 위치를 밝힐 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수차례 예상지역에 대한 발표를 주장했던 유치위원회와 군민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오민수 위원장의 입을 빌어서 대략 반경 2~3Km의 오차라고 하면서 유력 후보지를 발표하여 군공항 유치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영광군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각 지자체의 상황을 표(참고 1)로 정리하였다. 이번 도지사의 발표를 기점으로 각 지자체장과 의회와 시민단체들의 입장이 거의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도지사의 등장으로 무안으로 군공항이 이전이 된다면 영광은 애초에 기대했던 대로 이 문제와 상관없이 순탄한 자기 발전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면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그것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도지사와 무안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6월에 명확하게 유치의사를 밝힌 함평의 질주가 계속 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영광군으로 오게 되어 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불갑사와 영광읍을 비롯한 많은 지역들에 다가올 피해는 막대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어떠한 대책이 있는가? 지난주 취재결과처럼 대책은 없고 무조건 반대한다는 의원들의 발표는 과연 이 시점에서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함평을 견제하는 방법으로 “작전성 평가”에 대한 요청을 주장하고 있다. 군수와 의회가 합의하여서, 혹 의회가 저토록 반대한다면 군수 직권으로라도 적어도 함평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느니 영광군의 최소한의 방어적 접근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며칠 전부터 힘을 얻고 있다.
관내 일부 불교계에서는 불갑사에 대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작전성을 따져서 영광이 다른 대안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파악을 하는 것이 군과 의회의 기본 의무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결을 같이하는 자발적 군민들의 의견이 커지고 있는 것은 민심의 향방이라는 면에서 주목해서 볼 일이다.
함평의 예를 들어서 알 수 있듯이 대안적 장소가 한 곳이 아닐 수 있다. 손불지역에 대한 이전이 불가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굳어지는 지금 염산면은 피해지역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니 직접적인 반대의 대상자로서의 당위성은 약해졌다.
도리어 불갑사와 불자들 그리고 영광읍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영광군청의 공무원, 학생들이 그 직접 당사자들이 될 것 같다.
시간이 얼마 없다. 김영록 도지사와 강기정 시장의 힘겨루기, 김산 군수와 이상익 군수와의 수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아는 일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서울 정도로 적극적인 함평이 승자(?)가 되어서 영광으로 군용기들이 들이닥치는 비극이 발생하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영광의 후세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때 우린 너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영광의 미래를 도지사나 다른 지자체의 군민들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영광군 스스로 방향성을 찾고 대응을 하는 진지하고 성숙한 자세를 요구하고 싶다. “우리 고장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지키고, 그 미래가치를 개척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리라 믿는다”
폭풍우 몰아치는 주변 정세 속에서 과연 영광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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