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가족센터 × 안터상회, 청년과 어르신 잇는 ‘세대공감 실험’
“혼자 살지만, 이젠 외롭지 않아요.”
전남 영광의 한 어르신이 직접 만든 티셔츠를 입고, 바닷가 카페에서 청년과 나란히 앉아 웃음을 터뜨렸다. 지역사회가 고립된 노년을 품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영광군가족센터는 노년 1인 가구 어르신들의 정서적 고립을 해소하고 지역 내 관계망을 회복하기 위해, 청년 커뮤니티 ‘안터상회’와 손잡고 ‘서로돌봄 자조모임’을 운영 중이다.
현재 총 6개 모임(그룹당 어르신 4명)이 결성돼 매월 정기 모임을 갖고 있으며, 단순한 안부 확인을 넘어 ‘관계 중심 복지 모델’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특히 이 실험에 청년들이 주체로 참여하면서, 단절됐던 세대 간 정서 교류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은 ▲식물과 대화하는 ‘산세베리아 심기’ ▲손수 그림을 그려 제작한 ‘우정 티셔츠’ ▲바닷가 카페에서 즐긴 ‘우정 소풍’ 등이다.
지난 6월에는 청년들과 함께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티셔츠’가 어르신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어르신들은 그림을 그리는 손길마다 “내가 젊은 시절에도 이 색 좋아했지”라며 추억을 꺼냈고, 청년들은 “할머니, 사진 찍어드릴게요”라며 다정하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어 7월 3일엔 바닷가 인근 ‘보리카페’에서 진행된 ‘우정 소풍’도 눈길을 끌었다. 맞춤 티셔츠를 입고 마주 앉은 어르신과 청년들은 커피와 디저트를 나누며 “가족처럼” 웃음꽃을 피웠다. 청년들이 찍은 사진은 액자로 제작돼, 어르신들 손에 ‘기억의 선물’로 돌아갈 예정이다.
자조모임의 공간을 제공한 ‘안터상회’는 지역 청년정책과 마을살이의 거점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공간을 무상 개방해 세대 간 교류를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안터상회는 청년과 주민이 함께 지역 문제를 실험하는 ‘공유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영광군가족센터 관계자는 “자조모임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마을과 세대가 서로 돌보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자원을 연계해 지속가능한 돌봄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