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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경기의 백미는 100미터 달리기다. 자메이카 출신으로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우사인 볼트가 현재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00미터라는 단위는 곧잘 온도·속도·높이 등을 상대적으로 비교할 때 기준치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공기온도는 100미터 상승할 때마다 0.5도 낮아진다. 높이 100미터는 산과 구릉을 가르는 기준선이다. 시속 100킬로미터는 고속도로 과속기준으로 활용된다. 고대 로마의 군단은 100명의 병사 집단을 부대 편성의 기본으로 삼았다. 부대를 이끄는 지휘자 또한 100인 대장으로 호칭했다.
100이라는 숫자는 크기와 부피를 표현하는 심리적인 바로미터로 사용될 때도 많다. 열 손가락 안에서 숫자를 헤아리는 아이들에게서 100은 최고의 경지이다. 집회가 잇따르고 있는 광화문에서도 100은 중요한 숫자가 되고 있다. 100만 촛불은 청와대를 향한 국민 저항의 상징어가 됐다.
‘그녀를 만나기 전 100미터 앞’이라는 대중가요도 만들어졌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전 100미터 앞에서 멈칫거릴 수밖에 없는 가슴 떨림을 표현한 노래다. 100이라는 숫자는 이처럼 인류에게 가장 친근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지난 토요일 법원이 청와대 앞 100미터 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법원은 집회가 거듭될 때마다 청와대와의 거리를 좁혀주고 있다. 그동안의 평회집회 덕분이겠지만, 광장에 집결된 국민의 소리를 청와대가 외면해선 안 된다는 취지가 바탕에 깔려있다.
‘그녀를 만나기 전 100미터 앞’이라는 가요에선 사랑의 전율을 주제 삼고 있지만, 청와대 앞 100미터는 국민 분노의 한계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청와대는 또한 이 100미터라는 거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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