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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철이 돌아왔다. 점점 바빠져서 만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니 연말 모임이 더욱 소중해진다. 나도 오랫동안 서로의 삶을 나누어온 모임의 송년 자리에 갔었다.
다락방이 있는 작은 집에서 채식 식탁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자유로운 사유와 실천적인 삶을 살기 위해 일찍이 귀농의 삶을 선택한 한 형님은 얼마 전 또래끼리 모인 송년 자리에서 “제대로 먹고는 사니?”라는 안부로 마무리하였다면서 씁쓸해했다. 발랄한 20대 동안 친구는 자기 세대야말로 앞으로 뭘먹고 살지 불안하다며 끼어 들었다.
서로를 감염시키는 불안이 심각한 수준이긴 하지만 젊어서 그런지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도 있다면서 자기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실은 사람 관계라고 토로했다.
예전 친구들은 너무 바빠서잘 만나지 못하고, 대학에서는 그나마 팀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서 의기투 합해보지만 막상 의견 모으 기도 힘들고 약속시간 잡기도 어렵고 결국은 모든 게틀어지고 말아서 더 이상 일벌이기도 겁난다고 했다.
대학 학생회 활동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으로 학생회가 지속될지 의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모든 일을 혼자 하게 되고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는데 이래도 되느냐고 묻는 그에게 선배들은 “그래서 결국 너희에게는 ‘제대로 만나기는 하니?’라는 안부를 물어야 하는구나!”라며 한바탕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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