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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중독에 빠진 청소년들…도박에 사채까지

기사입력 2020.12.04 12:50 | 조회수 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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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능력보다 더 큰 명품 소비
    온라인 도박에 고금리 사채시장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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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대 사이에서 ‘플렉스’ 등 해시태그를 달며 명품 구매 사진을 SNS에 올려 자랑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관내 청소년들 또한 ‘명품 과소비’ 형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파고들고 있다.

    ‘플렉스’란 힙합 문화에서 파생된 용어로, ‘돈을 쓰며 과시하다’, ‘지르다’ 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경제력이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이 안 된 상태에서 또래 문화에 영향을 받고 SNS를 통한 비교가 지속되면서 명품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명품을 사본 적 있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더 많게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스마트학생복이 10대 청소년 358명을 상대로 청소년의 명품 소비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절반이 넘는 202명(56.4%)이 명품을 구매한 적 있다고 답했다. 명품을 어떻게 구매하느냐는 질문에는 ‘부모님이 사준다’(39%)가 가장 많았고 ‘용돈을 모아’,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가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에서 눈에 띈 점은 10대들이 또래들과 어울리기 위해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명품을 사는 이유로 ‘친구들이 가지고 있으니 소외당하기 싫어서’(13.1%)가 2위를 차지했다. 

    또 10대 명품 소비의 문제점에 대해 청소년들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명품 유무에 따라 친구들 간 계급이 나뉘는 것이 문제다’(31.6%)라는 의견이 2위에 올랐다. 청소년들이 꼽은 명품 소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제적 능력보다 더 큰 명품 소비’(35.5%)였다.

    명품 중독으로 인한 더 큰 문제는 주변 또래보다 먼저 신상을 사기 위해서, 더 비싼 명품을 사기 위해 단기간에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도박과 사채까지 이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고등학생 A군은 이미 중학생 때부터 온라인 도박을 시작해 하루에 100만원까지 따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돈을 다 잃고 대부까지 손을 댔다. 고금리의 돈을 빌려 온라인 도박을 계속했고 결국은 빚더미에 앉았다. 빌린 돈 100만원이 불과 보름 사이 이자까지 220만원을 갚아야 했다. 

    실제로 관내 청소년 사이에서는 부모님께 받는 용돈 외에 수입이 없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계속 불어나는 이자에 돈을 갚을 방법을 찾지 못해 부모님에게 사실대로 고백해 해결했지만, 주변 친구들은 돈을 갚을 때까지 선배한테 끌려가서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내에서도 불법도박, 사채, 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 영광교육지원청 생활인권팀장은 “현재까지 교육청에 피해 신고가 접수된 사항이 없어 지원해줄 수 있는게 없다. 학교에서 피해 사항을 인지하고 저희쪽으로 알려야 피해 지원이 가능하다”며 “제보받은 학생의 신분을 알려달라”고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이에 관내 고등학생 학부모 B씨는 “교육청에서 학생들 문제를 파악도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며 “청소년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울하고 불안할 때 소비로 이를 해소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10대들도 현 상황에서 다른 외부 활동이나 취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고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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