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조선시대 유학자 수은 강항 선생의 편액 ‘從吾所好’가 전라남도 영광의 내산서원에 돌아왔다.
강항 선생이 1600년대 초에 쓴 것으로 보이는 이 편액은 일본의 강항 연구가 무라카미 쓰네오 씨가 1995년부터 보관하다가 최근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통해 반환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강항 선생을 모신 내산서원 및 강항선생기념사업회와 협의해, 17일 오후 3시 이 편액을 내산서원에 기증했다. 이 기증식에는 영광 유림 인사, 초중등 학생, 일본 강항연구회 임원 등이 참석했다.
강항 선생은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 일본에 끌려가 오즈와 교토에 억류돼 살며 유학을 전수하다가 1600년 귀국했다. 이후 고향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지내다 1618년 별세했다.
이번에 반환된 편액은 강항 선생이 귀국 후 강씨 문중의 누군가에게 써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 편액을 받은 강씨 문중은 사당 정면에 편액을 걸어 놓고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1950년경 사당이 무너지며 편액도 손상됐다. 그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는 전언이 엇갈리지만, 무라카미 씨는 “1995년 8월 한국의 소유자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씨는 올해 5월 그의 초청으로 오즈를 방문한 이 전 총리에게 “오즈의 건설업자에게 의뢰해 편액을 깔끔하게 수리해 보관해 왔다”며, “그러나 이제 아내와 사별하고 고령자 주택에 혼자 사는 관계로 편액을 보관하기 어렵게 돼 이 총리를 통해 돌려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는 “돌아온 편액이 국내의 강항 선생 연구에 기여하고, 한일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편액의 ‘종오소호’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으로, “부가 추구할 만하다면 비록 말채찍을 잡는 사내가 되더라도 나 또한 그렇게 하겠지만, 만약 추구할 만하지 않다면 내가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기증식이 끝나면서, 이낙연 전 총리는 “강항 선생의 유산이 후학들에게 큰 가르침을 줄 것이며, 한일 양국 간의 문화적 교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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