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유학자 수은 강항(姜沆) 선생이 쓰신 편액이 일본에서 3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의 강항 연구가 무라카미 쓰네오 씨가 보관하던 편액 '종오소호'(從吾所好, 내가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가 5월 23일 인천세관을 거쳐 27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 편액은 7월 17일 오후 3시, 강항 선생을 모신 내산서원(전남 영광군 불갑면)에서 공식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내산서원은 영광군 및 영광교육지원청과 협의하고 일본 강항연구회 임원 등의 방한 일정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편액은 강항 선생이 일본 억류(1597~1600)를 마치고 귀국해 1618년까지 영광에서 거주할 때 누군가에게 써 준 것이다. 편액을 받은 사람은 자택 사당 정면에 걸어 대대로 보관했으나, 1950년경 사당이 낡아 무너지며 편액도 파손되었다. 무라카미 씨는 1995년 8월 그 편액을 전달받아 수리하고 보관해 왔다고 한다.
무라카미 씨는 본인의 고령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이번에 편액을 한국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2002년 영광군 주최 강항 세미나에서 당시 영광 국회의원이던 이 전 총리와 처음 만나 교류를 계속해 왔다. 무라카미 씨는 이 총리가 미국 유학 중이던 2022년부터 초청했고, 올해 5월 일본을 방문하자 편액을 건네주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번 편액의 귀환과 관련해 "강항 선생의 유산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한일 간 학문적 교류와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는 7월 17일 내산서원에서 직접 편액을 전달할 예정이다.
전달식이 열릴 내산서원은 강항 선생의 학문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으로, 영광군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깊이 깃들어 있는 장소다. 이번 편액의 귀환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강항 선생의 학문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항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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