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광장 부근에 작은 카페를 하는 63년생 최영미님.
아이들 키우느라 내이름 석자조차 잊어버리고 살다 아이들이 내 품에서 떠나고 나니 내가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내 이름조차 어색한 중년의 모습이 거울속에 나라고 서있다. 빙의가 되듯 젊은 날 내모습이 순간순간 비춰보이는데 이내 사라지고 만다.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에 직장을 다니려해도 이력서를 채울 글은 내 인적사항뿐...
열심히 살아온 내 삶을 이종이 한장에 채우려는데도쓸 말이 없다. 분명 나역시 열심히 걸어왔건만 허무한 시간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마트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두번의 큰수술을 받았던 나의 몸은 나를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데 허락지 않았다.
그때 우연히 찾아온 이 작은 공간이 내 지친 몸과 마음을 채울수 있을듯 했다. 그렇게 시작된 카페.
손수 재료를 구입하고 정성 스레 씻고 썰고 예쁜용기에 담아 잘 숙성시킨 애들을 고객님들의 찻잔에 담아 드릴때 행복을 느낀다.
화려하고 고급스런 찻집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 내게 영업에 지장이 많겠다고 걱정들을 해주시지만 나의 이작은 공간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나와 같은 대답을 눈빛으로 답하신다이 공간은 화려한 브랜드도 없고 고급스런 컵도 없지만 심장소리마져 들을수 있는 작은공간에서 마음을 따뜻 하게 채워갈수 있어 괜찮다고.. 영광남자를 만나 이곳으로 이사온지도 10년. 이젠 이방 인이 아닌 영광사람이다.
이 작은 공간은 커피숍이지만 때론 커피향이 아닌 김치 냄새, 고구마 냄새가 난다.
이 곳에서 장사하며 인연이 되신 분들이 김치닮았다고 가져다 주시고 고구마 삶았 다고 가져다 주시고 그분들의 마음이 너무도 고맙고 따뜻해서 커피향이 아닌 김치 냄새가 나도 난 함박웃음이 지어진다.
다른 손님들도 그 냄새에 허허 웃으신다. .'또 누가 김치 닮아 왔나보네. ' 내 가게를 두고 단골 손님 들은 이 곳은 주인장과 손님이 닮아가는게 참 특별한 곳이라 한다.
난 그 말을 듣는게 참으로 좋다. 사람 냄새가 난다는것이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올 5월 이면 이곳에서 자리 잡은지 벌써 5년이 된다. 따뜻한 봄날 나를 있게끔 해준 많은 고객님들께 따뜻한 차한잔씩 대접해드리려고 준비중이다.
가게가 좁아 불편한점도 많으실텐데도 그런게 사람 사는 재미라며 웃어주시는 고객님들께 이 글을 통해 감사인사 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오잉. 최영미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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