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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해보긴 해봤어?” 정주영 정신, 영광군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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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봐, 해보긴 해봤어?” 정주영 정신, 영광군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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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기양식 최신산업화 조감도

영광군이 참조기 양식산업화센터 건립에 212억 원을 투입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군의회의 강력한 반대 속에 이 사업이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은 묘하게도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어록, “이봐, 해보긴 해봤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한국 경제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영광군이 그의 발자취에서 배워야 할 때다.

1970년대, 정주영 회장은 세계 최대 조선소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품고 영국으로 갔다.  당시 대한민국은 조선업은커녕 산업 인프라조차 빈약한 상태였다. 정 회장이 건넨 보증물은 단 한 장의 사진이었다. 울산 해변을 찍은 사진 위에 “여기에 세계 최대 조선소를 짓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영국 은행가는 웃으며 물었다. “조선소를 운영해본 적이 있습니까?” 정 회장의 답은 간단했다. “아니요. 하지만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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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건조 중에 있는 현대중공업 제1호 선박 '아틀란틱 바론'호의 모습

그의 도전은 단순한 대담함을 넘어선 신념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어땠나. 울산 현대조선소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조선소로 자리 잡았다. 정 회장은 실패의 가능성을 이유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도전 정신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이와 비교하면 영광군의 참조기 양식산업화센터는 그다지 “무모한 도전”이라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현재 영광군이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에 가깝다. 참조기 양식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성공 사례가 있는 사업이다. 또한, 기후 변화와 남획으로 참조기 자원이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이는 단순히 어업 정책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구조적으로 바꾸기 위한  중요한 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의회와 일부 주민들은 “막대한 세금 낭비”와 “실패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영광군이 추진했던 사업들의 실패 사례를 근거로 “도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과거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도전을 멈춘다면, 영광군은 정체와 쇠퇴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영광군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600억 원이라는 원전 상생사업비를 확보하고도 수년째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역 리더십의 부재와 정책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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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에 참조기 양식 산업화센터 건립..고부가가치 산업 발판[목포MBC 뉴스투데이]23.4.18

참조기 양식산업화센터는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다. 한때 지역을 풍족하게 했던 영광굴비 산업의 쇠퇴를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현재의 우려와 갈등 속에서도 한 발짝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물론, 모든 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기적 실패를 두려워하며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지역은 결국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영광군이 이러한 도전을 외면한다면, 몇 년 뒤에도 우리는 같은 질문을 반복할 것이다. “왜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가?”

정주영 회장의 도전은 단순히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사업 중에는 실패로 끝난 사례도 많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그는 실패가 “돈을 잃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얻는 과정”이라 믿었다. 현대그룹의 역사는 실패와 성공이 교차하면서도 끊임없이 전진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반면 영광군의 상황은 어떠한가. 군은 원전 상생사업비로 6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했지만, 이 자금을 사실상 묶어 놓은 상태다. 지역 경제는 침체되고, 산업 구조는 낙후돼 있다. 이는 지역 리더십이 도전과 변화를 외면하고, 무위로 일관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군의회는 “이번 사업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렵다고 멈춰 있는 것은 더 큰 실패다. 앞서 영광군이 추진했던 민간보조사업은 자부담 문제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이를 교훈 삼아 군은 직영 운영 방식으로 전환하며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마련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철저한 준비와 함께, 도전하지 않으면 미래를 열 수 없다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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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사진 가운데)이 현대중공업 선박 건조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정주영 회장이 현대조선소를 시작하며 남긴 또 다른 말이 있다. “불가능이란 없다. 다만 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단순한 기업가의 수사가 아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진리다. 영광군은 이 메시지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물론, 실패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한다. 그러나 실패를 통해 얻는 교훈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낭비다. 영광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교훈을 적용해야 한다. 철저한 경제성 검토와 지속 가능한 운영 계획, 그리고 주민과의 신뢰 회복은 필수적이다.

군이 이번 사업에 투입하는 원전상생비용 150억 원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이는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릴 씨앗이다.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이 단순한 원리를 영광군은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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